미야지마를 대표하는 단풍 명소로 알려진 홍엽곡(단풍계곡). 미센(彌山) 기슭에 펼쳐진 이 계곡은 약 700그루의 단풍나무가 사계절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승지이지만, 그 배경에는 에도시대부터 이어진 개척의 역사, 전후 파괴적인 재해로부터의 복구, 그리고 자연과 인간의 손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독특한 경관이라는 깊은 이야기가 새겨져 있습니다.
홍엽곡은 에도시대 선조들의 열정과 전후 복구기의 기술 혁신이 만들어낸, 역사와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희귀한 공간입니다. 청류 홍엽곡천을 따라 펼쳐진 공원에는 이로하 단풍을 중심으로 다양한 수목이 심어져 있어, 봄의 신록부터 가을 단풍까지 방문객들을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홍엽곡이 현재의 모습이 되기까지의 역사적 변천과 그 매력의 원천을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홍엽곡의 역사적 경위와 개척의 발자취
에도시대의 개척과 명소의 탄생
홍엽곡의 역사는 에도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이 지역은 미센 기슭에 위치한 자연이 풍요로운 골짜기였습니다. 에도시대 문헌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수목이 울창하여 그윽한 경치를 이루며, 단풍나무가 많아 그 이름을 얻었다”라고 기록되어 있어, 이미 단풍의 아름다움으로 알려져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에도시대 후기, 지역 유지들에 의해 본격적인 정비가 시작되었습니다. 여관 ‘이와소’를 설립한 인물이 중심이 되어 단풍 묘목을 심고, 다리를 놓고, 찻집을 개업하는 등 방문객들이 쉴 수 있는 장소로 정비되어 갔습니다. 이 시기에 세워진 ‘단풍다리’는 현재도 홍엽곡 공원의 상징적인 존재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이츠쿠시마 팔경에 꼽힌 명승지
홍엽곡은 이츠쿠시마 팔경 중 하나인 ‘다니가하라비로쿠(谷原麋鹿)’로 예로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것은 홍엽곡 동쪽의 ‘다니가하라’를 가리키는 경관으로, 사슴이 노니는 단풍 계곡이라는 운치 있는 광경이 많은 문인묵객을 매료시켰습니다.
에도시대를 통해 홍엽곡은 미야지마를 방문하는 참배객이나 관광객의 휴식처로 발전을 계속했습니다. 특히 가을 단풍 시기에는 이츠쿠시마 신사 참배와 함께 홍엽곡을 방문하는 것이 정석 코스가 되어, 미야지마의 중요한 관광 자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메이지 시대의 발전과 문화인의 방문
메이지 시대에 들어서면서 홍엽곡은 더욱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이와소를 비롯한 여관이 정비되어 황족이나 정치가, 문화인 등 저명인사들이 숙박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홍엽곡천의 물소리를 들으며 단풍의 그라데이션에 마음의 치유를 받았다고 전해집니다.
이 시기 메이지 시대 고사진에는 청류에 비친 단풍을 바라보며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또한 히로시마의 명과로 알려진 ‘모미지 만주’는 이 홍엽곡 공원을 모델로 메이지 시대에 탄생했다고 전해지며, 홍엽곡이 미야지마 문화에 끼친 영향의 크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

홍엽곡의 특징과 자연환경의 매력
약 700그루의 단풍이 만드는 경관
현재 홍엽곡 공원에는 약 700그루의 단풍나무가 심어져 있습니다. 그 내역은 이로하 단풍이 약 560그루로 가장 많고, 오오모미지가 약 100그루, 우리하다 단풍과 야마모미지 등이 약 40그루입니다. 이러한 다양한 종류의 단풍이 미묘하게 다른 시기에 물들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단풍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홍엽곡의 큰 특징입니다.
봄부터 여름에 걸쳐 단풍잎은 전분질을 축적합니다. 그리고 서리가 내리는 가을이 되면 이 전분질이 안토시아닌이라는 물질로 변하여 선명한 붉은색을 만들어냅니다. 이 안토시아닌의 양에 따라 단풍의 좋고 나쁨이 결정되기 때문에, 기온차나 일조 조건이 단풍의 아름다움에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사계절의 표정을 보여주는 계곡미
홍엽곡의 매력은 가을 단풍만이 아닙니다. 봄부터 여름에 걸친 신록도 상쾌하여, 청단풍의 명소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주칠한 ‘단풍다리’와 풍요로운 녹음의 대비는 가을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홍엽곡천의 청류도 중요한 경관 요소입니다. 맑은 물이 바위 사이를 흐르는 소리는 방문객들에게 고요함과 치유를 선사합니다. 특히 단풍다리에서 바라보는, 청류에 주칠한 다리의 그림자가 비치는 경관은 홍엽곡을 대표하는 절경으로 많은 사진작가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단풍의 조건과 절정기의 메커니즘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클 것, 직사광선이 잘 닿을 것, 적당한 습도가 있을 것, 그리고 통풍이 좋을 것이 꼽힙니다. 최저 기온이 8도 이하가 되면 단풍이 시작되고, 5~6도까지 내려가면 물들기가 가속화된다고 합니다.
홍엽곡 공원은 미센 기슭에 위치하여 홍엽곡천의 시원한 바람이 흐르는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미야지마에서도 특히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는 장소로, 매년 11월 중순부터 하순에 걸쳐 많은 관광객이 찾습니다. 다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단풍 시기가 늦어지는 경향도 보여, 12월 초순까지 절정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마쿠라자키 태풍과 복구의 역사 | 정원사방의 탄생
1945년의 파괴적 재해
1945년(쇼와 20년) 9월 17일, 종전으로부터 불과 1개월 후, 미야지마는 마쿠라자키 태풍의 직격을 받았습니다. 이 태풍은 중심기압 916.1hPa라는 맹렬한 세력으로 홍엽곡에 파괴적인 피해를 가져왔습니다.
홍엽곡천 상류에서 발생한 산사태는 약 3,000입방미터의 토사와 함께 토석류가 되어 계곡을 덮쳤습니다. 이 토석류는 중간의 수목과 바위를 휩쓸며 유하 속도를 높여 파괴력을 키워갔습니다. 단풍다리, 주변 여관, 그리고 하류의 이츠쿠시마 신사까지 잇달아 매몰·파괴되었으며, 경내로 흘러들어간 토사는 약 18,000입방미터에 달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전후 복구와 국제 협력의 기적
재해로부터 1년 이상이 지나도 제대로 된 토사 제거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나 1948년(쇼와 23년) 문부성의 ‘사적명승 이츠쿠시마 재해복구공사’로서 홍엽곡천을 포함한 복구공사가 결정되었습니다.
특기할 점은 이 공사가 국가와 현, 그리고 연합국최고사령부(GHQ)가 연계하여 실현되었다는 것입니다. 전후 얼마 되지 않은 혼란기에 문화재 재해복구로서 국제적인 협력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이츠쿠시마의 문화적 가치가 널리 인정받고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정원사방’이라는 혁신적 기술
복구공사에 임하여 ‘사적명승 이츠쿠시마 재해복구공사위원회’가 결성되고, 사적명승에 어울리는 공사를 하기 위한 ‘암석공원 축조 취지서’가 작성되었습니다. 거기서 탄생한 것이 ‘정원사방’이라는 새로운 개념입니다.
이 취지서에는 다음과 같은 획기적인 지침이 제시되었습니다. “거석, 대소의 석재는 절대로 상처 내지 않으며, 또한 쪼개지 않는다. 자연석 그대로 사용한다” “수목은 한 그루도 벌채하지 않는다” “인공적인 것을 사람 눈에 띄지 않도록 궁리한다”. 즉, 사방공사로서의 기능을 확보하면서 일본 정원의 아름다움을 구현한다는, 세계에서도 유례없는 시도였습니다.
설계는 히로시마현 토목부가 담당하고, 시공은 지역 히로시마의 정원사가 맡았습니다. 1948년(쇼와 23년)부터 2년간 당시 금액으로 약 8,000만 엔(현재 가치로 약 1억 3,000만 엔)이라는 거액을 투입하여 공사가 진행되었고, 1950년(쇼와 25년)에 준공되었습니다. 이후 홍엽곡천에서는 토사 재해가 단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중요문화재 지정이라는 평가
2020년(레이와 2년) 12월, 홍엽곡천 정원사방시설은 전후에 만들어진 토목시설로서 전국 최초로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방재시설로서가 아니라, 문화재 복구에 있어서의 기술 혁신과 종전 직후의 어려운 시대에 문화유산을 지켜낸 사람들의 열정이 평가받은 것입니다.
안전성의 높음은 물론, 자연에 녹아든 아름다운 정원을 형성하고 있는 점이 높이 평가되었습니다. 전후 얼마 되지 않은 물자 부족 시대에 이토록 고도의 기술과 미의식을 가지고 복구공사를 실현할 수 있었던 것은 그야말로 기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대에 계승되는 홍엽곡의 가치
현재의 홍엽곡 공원은 연중 많은 관광객이 찾는 미야지마를 대표하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특히 11월 단풍 시즌에는 일본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그 아름다움에 매료됩니다.
홍엽곡의 가치는 단순한 자연의 아름다움만이 아닙니다. 에도시대부터 이어지는 선조들의 열정, 전후 복구기의 기술 혁신,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보전 노력이라는 긴 역사의 축적이 이 경관을 지탱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원사방이라는 획기적인 기술은 방재와 경관 보전을 양립시키는 세계적인 모델 케이스로서 지금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NPO법인 사쿠라모미지노카이’ 등의 시민단체에 의한 보전활동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토양 개량, 병든 가지·마른 가지 제거, 해충 구제 등 꾸준한 작업에 의해 홍엽곡의 아름다운 경관이 다음 세대로 계승되고 있습니다. 관광객 증가로 뿌리가 밟히는 일이 늘어난 나무들을 지키기 위해 지역 주민과 전문가가 협력하여 보전활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홍엽곡은 자연과 인간이 긴 시간에 걸쳐 함께 만들어온 문화적 경관입니다. 그 가치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미래로 계승해 나가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FAQ
홍엽곡의 단풍 절정기는 언제인가요?
보통 11월 중순부터 하순이 절정입니다. 다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12월 초순까지 절정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최저 기온이 8도 이하가 되면 단풍이 시작되고, 5~6도까지 내려가면 물들기가 가속화됩니다.
홍엽곡 공원에는 어떤 종류의 단풍나무가 있나요?
약 700그루의 단풍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이로하 단풍 약 560그루가 가장 많고, 오오모미지 약 100그루, 우리하다 단풍과 야마모미지 등 약 40그루가 있습니다. 다양한 종류가 있어 장기간 단풍을 즐길 수 있습니다.
홍엽곡은 언제부터 관광지로 알려졌나요?
에도시대에 이미 명소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당시 문헌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수목이 울창하여 그윽한 경치를 이루며, 단풍나무가 많아 그 이름을 얻었다”라고 기록되어 있으며, 이츠쿠시마 팔경 중 하나인 ‘다니가하라비로쿠’로 사랑받았습니다.
마쿠라자키 태풍의 피해는 얼마나 컸나요?
1945년 9월 17일의 마쿠라자키 태풍으로 홍엽곡천에서 토석류가 발생하여, 약 18,000입방미터의 토사가 이츠쿠시마 신사 경내로 흘러들어갔습니다. 단풍다리와 여관 등 주변 시설도 잇달아 파괴되는 파괴적인 피해였습니다.
정원사방이란 무엇인가요?
재해복구공사에서 탄생한 개념으로, 사방공사의 기능과 일본 정원의 아름다움을 융합시킨 것입니다. “돌을 상처 내지 않는다” “수목을 벌채하지 않는다” “인공물을 눈에 띄지 않게 한다”는 방침 아래 방재와 경관 보전을 양립시킨 획기적인 기술입니다.
홍엽곡 공원은 어디서 관람할 수 있나요?
이츠쿠시마 신사에서 도보 약 5분 거리에 있으며, 미야지마 선착장에서는 도보 약 20분입니다. 홍엽곡역에서 미야지마 로프웨이 승강장까지 천천히 걸어서 약 10분의 산책 코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봄이나 여름의 홍엽곡도 즐길 수 있나요?
봄부터 여름은 청단풍의 명소로 알려져 있어 상쾌한 신록을 즐길 수 있습니다. 주칠한 단풍다리와 풍요로운 녹음의 대비는 가을과는 다른 아름다움이 있어, 사계절 내내 방문할 가치가 있습니다.
마무리
홍엽곡은 에도시대의 개척으로부터 시작하여, 메이지 시대의 발전, 그리고 1945년의 파괴적 재해로부터의 복구라는 긴 역사를 거쳐 현재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특히 전후의 정원사방 기술은 방재와 경관 보전을 양립시키는 세계적인 모델 케이스로서 중요문화재로 지정될 만큼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약 700그루의 단풍이 만드는 사계절의 경관은 자연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선조들의 열정과 기술의 결정이기도 합니다. 홍엽곡을 방문할 때는 눈앞의 아름다운 경치 뒤에 있는 깊은 역사에도 생각을 기울여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그렇게 함으로써 홍엽곡의 매력은 더욱 깊이 느껴질 것입니다.
참고문헌·출처
- 일반사단법인 미야지마 관광협회: 홍엽곡 공원
- Wikipedia: 홍엽곡천 정원사방시설
- 원조 모미지만주 하카타야: 미야지마 추천 단풍 명소 7선
- 미야지마정사 편찬위원회 『미야지마정사 통사편』 미야지마정, 1992년